성모의 사랑
읽음 2,888 |  2014-05-22

안녕하세요. 아피입니다.

 

얼마 전, 저희 할머니께서 수명을 다하시고 이 되셨습니다. 93의 생애였어요. 급하게 귀국을 해서 할머니의 영혼이 승선했던 육체와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인생을 충분히 즐겼다하고 만족하시는 듯한 온화한 표정이셨어요.



아버지로부터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저는, 하와이 집의 거실에 있었습니다. 연락을 받기 한 시간 전부터 이상하게도 부엌의 전기가 깜빡깜빡 점멸을 반복했었어요. 지금 하와이 집은 전구가 나갈 때 항상 파칫! 하고 갑자기 나가버렸기 때문에, 전기의 점멸이 반복된 적은 이제까지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다시 멀쩡하게 불이 들어왔서 뭔가 이상하네...하고 남편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마침 할머니의 타계를 알리는 전화가

 

돌아가신 분이나 영혼은 전기 계통을 통해서 무언가를 전달하거나 나타나거나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부엌의 형광등의 점멸은 할머니로부터의 사인이며, 저를 만나러 와주신 것이라고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있었네요. 이런 현상이.

 

장례식에 늦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우리 손자들 중에 아피가 가장 예뻐 항상 그렇게 말씀해 주셨던 할머니


한국이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을 시절, 19살이셨던 할머니는 먼저 일본으로 건너가 게셨던 약혼자(제 할아버지)를 따라서 일본으로 건너오셨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 쇼와20 1, 저희 아버지가 태어나서 바로 공습이 시작되고, 피난하기 위해 옷 상자 속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버지를 빨간 기모노로 감싸서 넣어 두고, 아직 어렸던 저희 큰아버지와 고모를 안고 3일동안 계속해서 도망치셨다고 해요. 이제 막 태어난 아기(저희 아버지)에게 3일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못했던 저희 할머니는, ‘이 아이는 이제 안되겠다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하지만 옷 상자를 열어보니 빨간 얼굴을 한 아기가 무사히 살아있었고, 그것이 저희 아버지라고 자주 이야기해 주시곤 하셨습니다.

 

아피라는 생명은 그런 격동의 시대를 지나온 할머니로부터 아버지, 아버지로부터 저로 계승되어서 지금 여기에 있어요.



우리에게는 각각, 별들의 수만큼 많은 선조님들이 계시고, 그 연에 의해 서로 맺어져서 태어난 생명에, 생명의 바통이 넘어갑니다. 선조님들이 열심히 삶을 사셨다는 증거, 그 증거로 나 자신이 있다는 것, 그것에 대한 감사로 눈물이 흘러 넘쳤습니다.

 

장례식장에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많은 꽃들이 도착해 있었어요.



아내로써 집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하고, 31녀를 깊은 애정을 가지고 기르고, 어머니로써 꿋꿋하게 살아오신 할머니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 시절 일본에 건너오신 고생은 말로 다 할 수 없고, 차별에도 고생을 하셨겠죠.

 

상주이신 큰아버지도 저와 같은 것을 느끼고 계셔서...



상주의 인사말에는 생명의 바통은 8명의 손자, 그리고 3명의 증손자에게 이어졌습니다라고 쓰여 있었어요생명의 바통큰 아버지와 저는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역시 DNA로 이어져 있구나 하고 실감했어요.

 

영구차의 번호는 “4444”. 4444는 많은 천사들이 서포트 해준다는 사인




게다가 갈 때 탔던 신칸센의 좌석번호는 7호차 7번인 “77”



77은 성모 마리아의 숫자입니다. 성모의 사랑이란 어떤 사랑인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가르쳐주신 할머니. 저희 부부 사이에 만약 여자아이가 태어난다면, 할머니의 이름에서 한 글자를 따와서 이름을 지어줄까 생각 중입니다. 성모의 바통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 말이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댓글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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