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풍수의 유효기간 下 (이론편)
읽음 5,313 |  2013-05-15

안녕하세요. 팔산(八山) 윤유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회에 이어 풍수의 유효기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우주는 계절이 순환하듯, 모든 것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습니다. 출생, 성장, 쇠퇴, 죽음의 굴레를 벗어나는 존재는 하나도 없지요. 이 순환의 고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 하나만이 영구불변 할 뿐입니다.

명당의 기운 역시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리의 대중소(大中小)에 따라서 30년 발복(發福)을 하고 끝나는 자리, 수백 년 가는 자리, 수천 년 가는 자리로 나뉠 뿐, 명당의 기운 역시 끝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백 년 발복하고 이장(移葬)해 나간 자리에 그대로 묘를 쓰면 발복이 일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해가 닥칠 수도 있습니다. 한번 기운을 쓴 자리는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다시 기운이 모일 수 있다고 하니, 함부로 욕심을 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집 자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9대 천석꾼으로 내려온 자리라도 결국 망해서 나간 자리라면 그곳을 탐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그 기운을 다 써먹고 나간 자리이기 때문에 그곳은 이미 빈 껍데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 자리뿐만이 아닙니다. 나라의 수도 역시 기운이 다하면 옮겨줘야 합니다. 조선 초기,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 것에 대해 여러 정치적 해석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반 세기를 지나온 개성의 기운이 결국 쇠약해진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만약 한 집 자리가 100년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면, 누가 가서 살든 어떤 짓을 하든 그 기운이 100년을 가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80세의 수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적당한 운동과 바른 생각을 하며 산 경우와 매일 술, 담배를 과하게 즐기며 스트레스에 찌든 삶을 살았다고 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오래 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도 그 유명한 경주 최 부자집을 잘 아실 것입니다. 부자 3대 가기 어렵다는데 최부자집은 장장 12대 동안 만석지기로 살았다고 합니다. 물론 최 부자집도 명당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 명당 기운 하나만으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조선 최고의 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집안에 내려오는 가훈을 보면, ‘흉년기에는 남의 땅을 사지 마라, 과객을 후하게 대하라,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등 남을 배려하고 덕을 베푸는 내용이 있습니다. 실제로 덕을 많이 베푼 이유로 동학운동 등 부자들의 수난이 이어졌던 혼란한 시기에도 어떠한 사고도 당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 저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나쁜 짓을 잘 해야 잘 먹고 잘 사는 게 현실인데, 너무 도덕책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요?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동양철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이 우주가 철저한 인과법(因果法)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합니다. , 콩 심은 데에서 콩 나고, 팥 심은 데에서 팥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잘 사냐구요?

 

우주의 시간은 인간의 마음이 느끼는 시간보다 한참 느립니다. 내가 쌓은 덕()으로 당대에 이익을 보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3대 이상 덕을 쌓은 집안이라면 반드시 그 후손에게 복이 내려질 것입니다. 반대로 3대 동안 악()을 쌓은 집안은 결국 후손에게 재앙이 내려질 것입니다.

지금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은 그 조상이 심은 덕()의 열매를 맛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덕을 쌓으면 점점 더 큰 복이 후손들에게 내려갈 것이지만, 만약 악업을 행한다면 어렵게 쌓은 선업(先業)이 점점 소모되어 결국 마이너스의 세계로 떨어지게 되고 말 것입니다.

 

()이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금전적인 도움도 물론 좋지만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즉 따뜻한 말 한마디, 미소, 작은 봉사, 이 모든 것이 다 덕()입니다. 한 마디로 덕이란, 만물을 살리는 기운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살릴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 그 다음 남은 힘이 있거든 주위 사람들을 살려야 합니다. 때로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잘 된 집안을 보면 그 윗대에 꼭 덕이 있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희한하게도 명당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하늘의 법칙에 의해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드신 어르신들을 뵈면 짐을 들어드리거나, 자리를 양보하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한테 좋은 게 아니라, 그 행동을 하는 여러분에게 덕() 포인트가 적립이 되어 분명 이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번엔 화장(火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풍수 강의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화장에 대한 질문입니다. 화장하면 후손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해무득(無害無得), 즉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저번 시간에, 같은 유전자끼리는 기운이 전도된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뼈를 불로 태우면 유전자 형질이 변합니다. 쉽게 말해서 재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나와 다른 물질이 되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전해지는 기운은 없어지게 되어버립니다. 결국, 화장을 해버리면 자기 자신의 힘으로만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양택()의 기운에만 영향을 받으면서요.

그러면 명당 자리를 못 쓰느니 부모님을 화장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양철학에서는 화장을 하면 혼()이 사라진다고 봅니다. 저승에서 살아야 할 혼이 기댈 데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풍수의 근본은 내가 얼마나 발복(發福)을 받느냐가 아니고 () 사상입니다. 부모님의 뼈를 가장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곳에 모시는 것! 이것이 풍수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명당은 기운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진 태극 자리이기 때문에 뼈가 오래 보존됩니다. ‘저 집안 뼈대 있는 집안이야.’ 라는 말이 있지요? 그 말은 조상을 명당에 모셔서 뼈대가 잘 보존되고 있는 집안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뼈를 태워버리면 조상의 혼은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이미 혼이 사라졌는데 납골묘가 무슨 소용일까요? 수행을 많이 해서 사리(舍利)가 나온 분이 아니라면 화장한 재는 강물이나 흙에 뿌리는 게 맞습니다. 납골묘를 한다고 불필요한 석물을 해서 국토를 어지럽힐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회에서는 풍수의 근본은 덕()과 효()라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칼럼 연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덕 많이 쌓으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팔산(八山윤유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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