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오쇼젠 타로 “4번 반역자” vs “시더우드”
읽음 4,049 |  2017-08-15



그는 ‘반역자’라고 불리었다. 바보가 도착해야 할 다음 목적지가 바로 그가 있는 곳이었다. 썩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바보는 ‘반역자’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큰 덩치의 소유자일 것이고 험상궂은 얼굴과 무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바보는 겁이 나는 탓에 바짝 긴장하고 말았다. 


‘반역자’ 카드 속 인물을 보는 순간 나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떠올랐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은 ‘먼저 보는 사람, 미리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신이다. 불을 전수 받은 인간들은 그때부터 문명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인간에겐 영웅적 존재였지만 신의 법을 어긴 그는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된다. 제우스는 당시 최고의 대장장이이자 자신의 아들인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해 청동 쇠사슬을 만들게 하고 ‘크라토스(권력)’와 ‘비아(폭력)’를 시켜 프로메테우스를 ‘코카서스’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에 묶어 버렸다. 이것도 모자라 독수리로 하여금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파먹게 했다. 끔찍한 고통은 끝이 없었다. 날마다 간이 새롭게 돋아났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신화의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하지만 ‘반역자’ 타로 속 인물은 쇠사슬을 끊어버렸다. 당당하게 횃불을 들고 오색찬란한 빛에 감싸여 있다. 심지어 독수리도 충실한 친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야말로 진정한 영웅의 탄생이다.


(Gustave Moreau 作 Prometheus, 이미지 출처 : www.wikiart.org)


살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쇠사슬에 우리는 묶이게 된다. 물려받은 가난의 사슬일 수도 있고 건강하지 못한 육체라는 사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적 사슬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다. 바로 내가 나에게 내린 사슬이다. 나 자신을 제한하고 한계 속에 가두어 버리는 사슬은 다양한 이름으로 온다. 열등감, 질투, 게으름, 나약함, 불안함, 폭력성, 이기적인 마음, 슬픔, 좌절 등등 이러한 부정적인 모든 것들은 헤파이스토스의 청동사슬보다 몇 백 배 강한 성능을 자랑한다. 묶여 있는 나는 세상 속 흔한 불행을 상징하는 독수리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슈퍼히어로라도 나타나주면 얼마나 좋을까? 강력한 쇠사슬을 끊어주고 나를 괴롭히는 독수리를 물리쳐줄 최고의 힘을 가진 존재가 말이다. 프로메테우스에게는 헤라클래스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그런 슈퍼히어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구할 수 있는 존재는 결국 나밖에 없다. 나는 반역자가 되어야 한다. 나를 둘러싼 부정적인 사슬을 끊고 나와야 한다. 그렇게 사슬을 끊어내는 순간 빛의 존재로서의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독수리는 불행의 존재가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삶의 어려운 순간, 도움이 되는 향은 무엇일까? 나는 주저함 없이 시더우드향을 권하고 싶다. 시더우드 에센셜오일은 ‘아틀라스 시더우드’ 나무에서 추출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레바논 삼나무와 관련이 깊은 나무이다. 고대부터 성전이나 배를 건축할 때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이라 방부에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약리적인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형탈모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요즘처럼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증세가 흔한 시절에는 주목해볼만한 내용이다. 시더우드의 방부효과와 항염증 효과는 비뇨기계 질환이나 폐질환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시더우드 향을 맡으면 연필심 냄새가 난다. 샤프펜슬이 귀했던 어린 시절. 연필은 우리들의 재산목록 상위권에 올라있었다. 그 당시 나는 연필 깎는 것을 참 좋아했다. 사각사각 깎여나가는 소리도 매력적이었지만 향긋하게 퍼지던 나무 냄새가 나를 더욱 기분 좋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는지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거나 숙제가 많아 힘들 때 일단 연필부터 깎고 시작하던 습관이 있었다. 어쩌면 그때도 향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더우드 나무의 열매 - female cone, 이미지 출처 : www.pixnet.net) 


시더우드 나무를 볼 때 마다 열매의 모습에 눈길이 가곤 한다. 보통 소나무의 솔방울이나 과실나무의 열매들은 아래를 향해 매달려있다. 그런데 시더우드는 다르다. 시더우드의 열매는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중력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듬직한 나무의 모양새는 물론이고 열매의 모습 또한 얼마나 당당한지 모른다. 힘든 일이 있거나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 나는 시더우드 향을 찾는다. 내안의 슈퍼히어로를 부르는 주문과도 같다. 시더우드 향이 불러준 슈퍼히어로는 내안의 ‘지(志=will)’를 강화시킨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절대값을 가지지 않는다. 내가 준비된 정도에 따라 나에게 주는 손실의 정도가 차이 날 뿐이다. 어린 시절 아껴두었던 쵸코파이 한 개를 잃어버렸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슬픈 일이었겠는가?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난 뒤 쵸코파이 한 박스를 잃어버렸다고 해도 그렇게 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의 고난도 이와 유사하다. 내가 당당한 만큼 세상의 힘든 일들은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더우드향은 우리들에게 어려운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맷집을 길러주는지도 모르겠다. 


바보는 더 이상 반역자가 두렵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무거운 사슬을 끊어버리고 당당히 횃불을 치켜들고 있는 그 모습이 오히려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왔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눈부시도록 강렬한 반역자의 그 모습은 이미 내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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