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오쇼젠 타로 “2번 내면의 목소리” vs “샌달우드”
읽음 3,831 |  2017-07-25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웅성거림에 바보는 걸음을 멈추었다. 두 번째 배움의 장소임은 틀림없었다. 조심스럽게 웅성거림 속으로 다가가던 바보는 안내판을 마주하였다.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습니다.]

소란스러움에 당황했던 바보는 더욱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여기는 어디일까? 이 소음들은 또 무엇이지?”

그때 멀리서 보랏빛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소리 아닌 소리가 들렸다. 

“눈을 감고 암흑 속 고요를 호흡한 자만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보는 이내 눈을 감고 어둠 속에 자신을 맡겼다. 신기하게도 소음들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명하게 떠오르는 신비로운 모습. 

바보는 두 번째 배움을 시작한다.




‘내면의 소리’ 카드 속에는 두 개의 얼굴이 보인다. 하나는 세상을 향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면을 향한 것이리라. 세상을 향한 얼굴은 눈을 감은 채 상대적으로 작게 그려져 있다. 또 하나의 얼굴은 가슴에 위치하고 두 눈은 고요하게 존재를 응시하고 있다. 만약 세상을 향한 눈을 뜨고 있다면 내면을 향한 얼굴은 저토록 평온할 수 없을 것이다. 주변 돌고래의 춤도, 부드럽게 반짝이는 바다도, 투명하게 빛나는 수정도 다른 모습으로 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를 둘러싼 삶의 다양한 소리들은 참으로 소란스럽다. 그 소란스러움에 답하다 보면 지쳐버리기 일쑤이다. 일상에서 이 카드가 유독 눈에 뜨이는 날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곤 한다. 십중팔구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변에 휘둘리고 있을 때였으니까 말이다. 고요해질 필요가 있다. 삶의 무자비한 입력장치를 잠시 꺼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내면의 목소리가 들린다. 흔들리지 않는 순수한 혼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이것이 다름 아닌 ‘명상’이다.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영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 그렇게 건강해진 영혼이어야만 주변의 존재들을 위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다.


향기 중에도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도록 명상을 유도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 분야의 으뜸을 말하자면 ‘샌달우드’가 될 것 같다. 샌달우드(Santalum albums)는 단향과에 속하는 나무로 ‘백단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나무 향의 유명세는 4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등 많은 종교의식에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였으며 이뇨성과 이뇨계 방부성이 있어서 비뇨생식기계의 질환에 효과가 있고 유두종(주1) 및 피부질환, 호흡기계 감염질환 등에도 많이 활용되었다. 샌달우드의 주성분인 ‘산타롤 (santalol)’은 항생제 특성을 보이며 진정 효과도 뛰어나다. 가장 질이 좋은 오일로는 인도 마이소르 지역의 것을 꼽는다. 그 외에도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하와이, 호주 등에서 자란다. 


주1) ‘섬유상피성 종양’이라고도 하며 체표나 점막 표면에 돌출한 양성종양 중 하나로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질환


(샌달우드 나무의 꽃, 이미지 출처 : www.arkive.org)

샌달우드의 생태적 특징 중 하나는 뿌리기생식이라는 점이다. 샌달우드의 어린 묘목은 다른 식물의 뿌리에 귀속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일단 다른 뿌리에 튼튼히 결합하고 나면 혼자서도 토양에서 직접 영양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남의 집 살이를 한다는 건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닐 것이다. 주변을 의식하고 신경 쓸 일들투성이리라.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기의 중심을 잡고 내면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샌달우드는 익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샌달우드의 향기 성분은 유독 나무의 중심 부위, 심재라고 부르는 곳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커다란 뿌리 부위에도 향기 성분이 있다.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이나 외곽 쪽으로는 향이 거의 없다. 역시 샌달우드는 내면의 힘을 키울 줄 아는 나무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향기 성분은 수령이 20년 정도 되었을 때 풍부해지기 시작하여 30년에서 60년이 되면 최상의 향기를 가지게 된다. 


(샌달우드 나무와 톱밥, 염주, 에센셜 오일, 이미지 출처 : www.divyaanshinternational.com)


샌달우드를 인도에서는 ‘chandan’이라고 부른다. ‘chandan’은 산스크리스트어 ‘chandi’에서 유래하였으며 ‘moon, light’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샌달우드는 화려하지 않지만, 조용히 어둠을 밝혀주는 달빛의 느낌과 많이 닮아있다. 


바보는 왜 이번 배움의 장소에는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세상에는 자세히 보아야 아름다운 것들도 있고 거리를 두어야 더 잘 보이는 것들도 있다. ‘내면의 소리’ 카드와 ‘샌달우드’ 향기는 삶 속의 적당한 거리에 대해 교훈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원자에서도 핵과 전자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가 유지될 때 원자는 파괴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 자신의 핵을 안정되게 보살피고 점검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또한,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도 그들 존재의 영역을 인정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줄 아는 샌달우드 향은 이럴 때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공격적이거나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 내가 반응하게 될 때

♥ 특별한 근거 없이 내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고 느껴질 때

♥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주변의 관심이 적다고 느껴 소외감을 느낄 때

♥ 스트레스와 과로로 지쳤을 때

♥ 명상이 필요할 때


눈을 감고 샌달우드 향을 맡아 본다. 달콤한 듯 편안한 나무 향이 코끝을 스쳐 마음속 깊이 들어온다. 잠시 생각이라는 전원을 끄고 마음속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 글을 읽어주는 모든 분께 감사와 축복의 기운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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