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모든 것” 타로마스터 이경하입니다.

지난 2번 여사제 카드에서 일반적인 남.여의 사랑이야기를 했다면, 오늘은 소위 선수라 칭하는 고수들의 사랑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글은 전적으로 상담을 통한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오해의 소지가 없기를 바랍니다.

고수들의 연애관은 남.녀 공히 참을성이 많으며, 자신의 연애도 한발 물러서 지켜보는 객관적인 눈이 있다는 것을 우선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조급증을 내지 않으며 한마디로 즐긴다고 할까요. 어찌 보면 선견지명이 있어 전개될 상황에 대해 미리 꿰뚫고 있기라도 하듯 평온한 마음으로 기다림으로써 자연스런 밀당을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상대에게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대가 스스로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런 후에는 상대가 가깝게 올 수 밖에 없는 상황 연출도 가능케 합니다.

이런 고수들에게는 필살기가 있어 그것을 아주 잘 활용합니다. 예를 들면, 출중한 외모나, 능수능란한 말솜씨 또는 특출난 유머감각을 두루 겸비했거나, 자상함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한결같음, 혹은 간드러지는 애교, 쭉쭉 빵빵한 몸매 등 비장의 필살기로 상대의 마음을 사정없이 뒤흔들어 놓는다는 겁니다. 게다가 연애에 있어서는 기억력도 좋고 순발력도 뛰어나 헤어질 때도 그럴싸한 이유와 그럴듯한 모습으로, 시쳇말로 쿨 하고 깔끔하게 이별의 수순을 밟는다는 거죠. 그러면 상대도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고마는 마력에 빠져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달리 보면, 이 사람이 고수라는 것을 모르는 상대방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도 있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농락당했다는 수치심에 울분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혹시 고수와 사랑을...?? 너무 억울해 하지 마세요. 고수에게도 순정은 있답니다.

에로틱한 그림에 놀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되는 6번 연인카드입니다. 두 팔 활짝 벌린 수호천사의 보호 아래 나체의 남.녀는 사랑을 갈구하듯 애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같군요. 아니, 이미 열애 중 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림만 자세히 본다면 구름은 여성성을, 산은 남성성을, 아담과 이브 그리고 선악과라 일컫는 사과나무, 사탄을 상징하는 뱀까지, 성경에서 나오는 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자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기 직전으로 아주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자칫 잘못하면 남.녀 관계는 의도치 않은 부적절한 관계로 전락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더욱이 ‘부적절한’ 이라는 표현을 뒷받침해 줄만한 수호천사와 아담과 이브의 삼각구도는, 삼각관계를 의미하기도 해서 특히 주의해야 함을 거듭 강조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 어떠한 제안으로 고민 중일 때 이 연인 카드가 나온다면, 중개자나 파트너가 날개 달린 천사의 역할을 해 줄 것이므로 그 일은 긍정적 결과가 나옴을 암시하니 기억 해두세요.

보통은 여성의 목소리로 첫 상담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날의 상담은 뜻밖의 젊은 남성의 목소리로 첫 상담을 하게 되어서 인지 아직도 어제 일처럼 또렷한 사연입니다. 

젊은 남성은 결혼 한지 몇 달 되지 않은 한창 깨 볶을 시기에 고민이 있다며 사연을 털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사연인즉슨, 직장 내 연상의 유부녀 상사와 내연의 관계를 1년여 동안 유지해 오는데, 힘들고 무섭다는 말을 하더군요. 무엇이 무섭고 힘든지 듣지 않아도 충분히 어림짐작할 수 있지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털어 놓을 수 있도록 일단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결과가 유추되는 고민이었지요.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는데 있어 용기와 결단력이 많이 부족해 보였으며,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그 남성도 미래의 결과가 불 보듯 뻔한 이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자칫 자신의 얄팍한 감정으로 막 꾸린 보금자리에 어떤 영향이 끼치지 않을까 몹시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연녀와의 관계 또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이중적인 감정 때문에 스스로 매우 괴롭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내연녀의 속마음을 카드로 뽑아 보았습니다. 연인카드(6)와 광대카드(0)가 보이며, 그토록 놓치고 싶지 않다던 내연녀는 남성을 단기성 만남으로, 진지한 관계보다는 성적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한창 연애중인 커플이라면 진정한 사랑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연인카드(6)는, 광대카드(0)와 함께 나올 때는 잘못된 만남이나 부적절한 관계로, 영속적이라기보다 단기적 관계에 불과하며 마음의 진실성보다는 육체적 행위에 집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연녀의 마음을 말하자, 그렇지 않아도 결혼 후부터 관계 정리를 하려는지 거리감을 두고 냉랭하게 자신을 대하는 것이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속마음을 알고 보니 역시나 자신을 그런 상대로만 생각했던 거냐며 굉장히 흥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의 속마음도 믿을 수 없다며 카드를 뽑아달라고 하더군요.

참 기가 막히게도 어여쁜 새색시의 속마음에서도 연인카드(6)와 운명의 수레바퀴카드(10)와 지팡이카드(4)가 나와

“아내는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운명이라 생각해서 알콩달콩 행복한 가정을 꾸릴 꿈으로 가득하네요. 이제, 양쪽 모두의 속마음을 알았으니 직장 상사와의 관계는 청산 하세요. 그리고 세상에 둘도 없는 예쁜 아내인데 상처 주지 말고 많이 사랑해주세요”

라고 타일렀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정리하고 가정에 충실할게요. 배신감도 느끼지만, 그 동안 그 여자가 제게 했던 과거의 행동을 생각해 보니까 지금의 카드에서처럼 저를 가지고 놀았던 것 같아요. 이제 모든 걸 알고나니 마음도 편하고, 이제는 결정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네요”

라며 단호한 말투로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며 상담을 마쳤습니다.

잘못된 만남에는 정신적 고통이 따르는 법입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스스로가 만든 달콤한 올가미에서 지금이라도 벗어나려고 결심한 그 젊은 남성분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