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신화 3화 - 라
읽음 2,088 |  2024-12-20

◇◆ 태양신 라 ◆◇


이집트 전역에서 시대를 초월해 항상 신앙을 받아온 태양신, 라.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며, 파라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을 "라의 아들"이라 칭했습니다.
그의 모습은 머리에 태양 원반을 이고 있는 매의 형상으로 묘사됩니다.
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집트 신이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호루스 역시 매의 머리를 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대기와 습기의 신인 슈와 테프누트, 그리고 바스테트의 아버지로 여겨지는 라는,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아들인 호루스에게 있어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버지의 원수라 할 수 있는 세트를 물리치고 상하 이집트를 통일한 초대 파라오인 호루스의 이야기는 태양신 라와 여러 면에서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라와 호루스가 동시에 묘사된다는 것은, 이 두 존재가 신과 파라오로서 동시에 숭배되며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 태양의 힘과 생사관을 상징하는 신 ◆◇


전 세계적으로 태양을 신으로 숭배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 따스한 빛으로 모든 생명을 기르는 한편, 가뭄으로 공포를 안기기도 하는 태양은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특히 이집트에서 라의 존재는 단순히 태양의 힘을 넘어, 해가 떠오르고, 지고, 다시 떠오르는 모습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집트 신화 속 신들과 상징 대부분이 삶과 죽음, 그리고 재생과 연결되는데, 태양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존재입니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이 잠든 왕가의 계곡은 나일강을 기준으로 서쪽, 즉 해가 지는 방향에 위치하며, 동쪽은 해가 떠오르는 "생자의 도시"이자 "신의 도시"로 불렸습니다.
이곳에는 국가의 최고 신인 아문(Amun)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이 있습니다. 이처럼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을 인간의 일생에 비유했던 것입니다.

 

라의 존재 자체가 태양이며,

 

해 뜰 무렵에는 태양을 굴리는 풍뎅이(스캐럽)의 모습으로 동쪽에 나타나고,
한낮에는 매의 모습 혹은 태양의 배를 타고 하늘을 오르며 세상을 비춥니다.
해가 지면 죽음을 맞이한 후, 숫양의 모습으로 밤의 배를 타고 저승을 여행하며 이튿날 아침에 부활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곧 이집트의 생사관을 상징하며, 부활을 염원하던 파라오들이 라의 이름을 차용하게 된 배경입니다.

 

제가 라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지성과 위엄, 그리고 절대적인 힘에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신화 속 라는 나이가 들어 약해진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시스에게 현혹되어 그녀에게 절대적인 마력을 부여하게 되는 일화처럼, 단순히 강하고 완벽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기에, 이집트 신화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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